줌 피로증이란 무엇인가요?

ha2022-04-14

줌 피로증에 대해 알아보기 위해 그 증상과 원인을 확인해봅니다. 그리고 스탠퍼드 대학에서 진행된 연구를 알아보며 과연 줌 피로증이 실제로 존재하는지 확인해봅니다.

1980년에 앨빈 토플러는 ‘제3의 물결’이라는 책을 작품에서 다음과 같은 예측을 했다고 합니다. “지식 근로자들이 전자 오두막(본인의 집에서 통신 장비를 마련해 일하는 생활 양식, 지금의 재택근무)에서 일하게 된다. 퍼스널 컴퓨터와 영상장치, 통신장비 등을 이용해 새 유형의 네트워크를 만들 수 있다.” 약 40년 전에 했던 이 예측은 코로나 팬데믹으로 인해 현실로 이루어졌습니다.

코로나 팬데믹은 2년이 좀 넘는 시간 동안 사회, 문화 전 분야에 걸쳐 지대한 영향을 미쳤습니다. 그중에서 특히 직장인들에게 가장 와닿는 변화는 재택근무일 것 같습니다. 코로나 팬데믹 이전에는 재택근무가 흔히 볼 수 있는 형태의 근무 방법은 아니었습니다. 몇몇 특수한 직업 또는 일부 프리랜서들에게만 허락된 업무 형태였고, 출퇴근은 직장인들에게 자연스러운 삶의 일부였습니다.

코로나 팬데믹 이후 출근해서 사무실에 모두 모이는 것이 어려워졌고, 진행되어야 할 업무들은 쌓여있었기에 기업들은 하나둘씩 재택근무를 도입하게 됩니다. 그렇게 많은 사람이 재택근무를 수행하다 보니 놀랍게도 재택근무가 주는 다양한 장점들을 경험하게 되었고, 코로나 팬데믹의 상황과 무관하게 앞으로도 재택근무를 이어 나가고 싶다는 사람들이 하나둘씩 증가하게 됩니다. 그래서 회사들은 점점 코로나와 상관없이 재택근무 또는 혼합식 근무를 고려하고 채택하기 시작했습니다.

그런데 재택근무가 이어지다 보니 사람들은 새로운 부정적인 경험을 하기 시작합니다. 그중에서 특히 많이 체감되는 것은 회의가 늘어났다는 것입니다. 회사에 모여서 같이 회의하고, 가볍게 만나 대화를 하던 것이 재택근무로 인해 화상회의로 바뀌게 되었습니다. 그리고 화상회의는 제한된 환경과 의사소통의 방식 때문에 더 많은 시간이 소요될 수밖에 없었고, 회의 자체도 증가할 수밖에 없었습니다.

실제로 마이크로소프트의 2022 업무 동향 지표 보고서에 따르면 2020년 3월에 비해 미팅의 수가 153% 증가하였고 미팅으로 소비하는 시간은 252% 증가했습니다. 저기에서 미팅의 대부분은 화상회의가 차지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늘어난 화상회의로 인해 어떤 사람들은 화상회의에 대한 심리적인 압박감을 크게 느끼게 되었습니다. 이러한 정체 불명의 피로감을 설명해주는 신조어가 바로 ‘줌 피로증' 입니다.

줌 피로증의 증상은?

줌 피로증은 화상회의로 과도한 피로감을 느끼는 증상을 일컫습니다. 줌이 화상회의의 대표주자 격이기에 줌의 이름을 붙여 이름이 붙었습니다. 줌 피로증 이라는 단어를 듣고 ‘화상회의가 이전보다 늘어나서 체력적으로 그냥 피곤한 것이 아닌가요?’라고 생각하는 사람들이 있습니다. 하지만 줌 피로증은 단순한 피로를 넘어 다음과 같은 증상들을 보이게 됩니다.

1. 화상회의 이후 느껴지는 과도한 피로감

가장 주된 증상은 화상회의를 하고 나면 기가 빨려버리는 것입니다. 평소 회의를 하고 난 후보다 훨씬 더 많이 기가 빨려버립니다.

2. 화상회의 스케줄을 지속해서 재조정합니다

너무 바쁜 나머지 피치 못하게 화상회의 스케줄을 바꿀 수 있습니다. 하지만 지속해서 이런 모습을 보이면서 화상회의를 두려워하는 사람들이 생겨나고 있습니다. 이러한 사람들은 다가오는 화상회의가 두렵고, 부담되어 이를 회피하고 미뤄두기 위해서 화상회의 스케줄을 자꾸 재조정하려고 합니다.

3. 화상회의를 할 때 항상 카메라를 끄게 됩니다.

화상회의에서 자꾸 본인의 카메라를 끄는 사람들이 있습니다. 본인의 모습이 다른 사람들에게 보여주는 것이 싫고 피로하기 때문입니다. 회사에서 대화하거나 회의할 때에는 내 모습이 보여지는 게 당연하고, 사람들도 회의할 때 본인의 모습이 보여지는 것을 두려워하거나 싫어하지는 않습니다. 하지만 모종의 이유로 인해 화상회의로 보여지는 것에 대해서 더 피곤함을 느껴 카메라를 자꾸 끄게 됩니다.

위와 같은 모습을 보이는 사람들은 줌 피로증을 겪고 있을 가능성이 높습니다. 지속되는 화상회의로 번아웃을 느끼게 될 수도 있죠.

줌 피로증의 원인은?

그렇다면 어떤 요인들이 줌 피로증을 유발할까요? 줌 피로증이 최근에 등장한 개념이기 때문에 이것에 대해 직접적인 연구가 완료된 것은 아닙니다. 하지만 스탠퍼드대학교 교수이자 가상 인산 상호작용 연구실 설립자인 제레미 베일린슨이 여러 논문을 참고하여 4가지의 주요 원인을 제안했습니다.

1. 가까운 거리에서의 눈 맞춤

보통 회의에 참석했을 때 우리의 행동을 생각해봅시다. 중요한 내용이나 아이디어를 노트에 적기도 하고, 다른 곳을 본다던가 낙서를 끄적이는 등 다른 행동을 하기도 합니다. 하지만 화상회의를 할 때는 서로의 얼굴에만 집중하게 되면서 눈을 더 자주 마주치게 됩니다. 그뿐만 아니라 대부분의 경우 화상회의 세팅에 의해 실제 회의보다 더 크게 얼굴을 바로 마주 보게 됩니다.

또한 보통 회의의 경우 사람들은 화자에 훨씬 주목하게 됩니다. 이야기를 리드해나가는 사람을 향해 시선을 두면서 다른 청자들은 신경을 쓰지 않습니다. 청자들도 본인이 듣는 상황에서는 나에게 사람들이 집중하지 않는다는 것을 확실하게 인지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참석한 모든 사람의 얼굴이 직접적으로 보이는 화상회의에서는 청자들도 얼굴을 맞대고 관심을 받게 됩니다.

이렇게 상대적으로 가까운 물리적 거리에서 오랜 시간 눈을 마주치는 것은 심리적인 피로를 누적시키게 된다는 연구가 많이 있습니다.

2. 내용 전달 과정에서 생기는 과부하

베일린슨은 우리가 대면 상호작용에서 흔히 하는 비언어적 의사소통이 화상회의에서는 충분하게 전달되지 못한다고 주장합니다. 또한 정면을 본 상태로 고정된 형태의 의사소통이기 때문에 우리는 제한된 조건에서 정보를 전달하기 위해 더 애를 쓰게 된다고 합니다. 실제로 2019년에 진행된 연구에서 화상회의를 하는 경우 대면 회의보다 15% 더 크게 말을 하는 모습을 보였다고 합니다. 이렇게 화상회의를 통해 소통하기 위해 사람들은 알게 모르게 더 큰 노력을 기울이고 있습니다.

반대의 경우는 어떨까요? 내용을 전달받는 사람들도 더 많은 에너지가 드는 것은 마찬가지입니다. 우선 일반적으로 사람들은 비언어적 의사소통으로 아주 많은 부분의 내용을 이해합니다. 또한 여러 명의 경우 내용에 해당하는 사람들을 바라보고 대화하는 것은 집단 전체의 내용 이해에 매우 도움이 된다는 연구가 있습니다. 하지만 화상회의의 경우 누군가를 의도하고 바라보는 것이 어렵죠.

3. 화상회의에 지속해서 나의 모습이 노출된다

화상회의에서 나의 모습이 지속해서 보여지고, 그것을 계속 인지하게 되는 것은 정말로 사람을 지치게 만듭니다. 대부분의 화상통화 플랫폼에서는 회의에 참여한 사람들의 모습과 함께 나의 모습이 보입니다. 이걸 현실로 생각해본다면 계속 거울을 보고 있는 것과 비슷합니다. 그렇게 되면 사람들은 남들이 본인의 모습을 의식하든 하지 않든 스스로 계속 신경이 쓰이게 됩니다.

이렇게 지속해서 자기 모습을 보게 되면 사람들은 자신을 평가하게 되고, 더 부정적으로 생각하게 되는 경향이 있다는 연구 결과들이 있습니다. 심지어 이러한 연구들은 1시간 이내에 진행된 연구입니다만 재택근무를 하며 화상회의를 하는 경우 하루에 더 오랜 시간을 더 자주 볼 수밖에 없습니다.

4. 운동성의 감소

화상회의로 인해 우리는 더 오래 자리를 지켜야 합니다. 회의하거나 대화하는 경우 우리는 보통 이동하고 움직이게 됩니다. 회의실로 이동하기도 하고, 커피를 사러 가거나 산책하기도 하죠. 하지만 화상회의를 할 때 우리는 한 곳에 가만히 있어야 합니다. 또 얼굴만 보고 있으니 다른 행동을 하기 더 어렵습니다. 이렇게 부자연스러운 상황에 강제되는 것은 당연히 스트레스를 유발합니다.

그래서 줌 피로증이 실존하나요?

근데 위와 같은 증상을 정말 많은 사람이 문제를 겪고 있는지 의문을 제기하는 사람들도 많습니다. 정말 사람들이 줌 피로증으로 힘들어 하고 있는 것이 맞나요?

줌 피로증의 원인을 연구한 이후 스탠퍼드 대학의 연구진은 줌 피로증을 정량적으로 진단하기 위해서 Zoom Exhaustion and Fagitue Scale(ZEF scale)이라는 평가 기준을 만들었습니다. 이 평가는 화상회의에서 느끼는 피로감을 일반적인 피로, 시각적 피로, 사회적 피로, 동기부여에서 오는 피로, 감정적 피로 다섯 가지로 구분한 후 이것을 정량화하는 설문 형식의 평가를 설계하였습니다.

이 평가 기준을 통해 10322명의 사람을 조사해본 결과 13.8%의 여성과 5.5%의 남성이 극심한 줌 피로증을 겪고 있었습니다. 그리고 점수의 분포를 확인해보았을 때에도 특히 여성들은 평균적으로 줌 피로증을 느끼는 경향을 보이고 있습니다.

앞으로도 재택근무는 꾸준히 수요가 생길 것이고 우리는 화상회의에서 벗어날 수 없을 것입니다. 그렇기에 우리는 줌 피로증을 이겨내기 위한 방법을 고민해보아야 합니다. 어떻게 하면 줌 피로증을 이겨내고 최소화할 수 있을까요? 다음 글에서 이 내용을 확인해보려고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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